유흥주의 시사칼럼



속일생각 말고 북은 비핵화 조치를 즉시 시행하라

6.12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이후 20 여 일 만에 북한과 미국이 본격적인 후속협상 국면에 돌입 한 것 같다. 성 김 필리핀 주재 미국 대사와 북한의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 간의 1일 판문점 회동에 이어 6일로 예상되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방북에 앞서 직·간접적 협의를 이어 갈 것으로 예상된다. 판문점에서 열린 회담에서는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에게 보내는 폼페이오 장관의 서한도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요구하는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관련된 내용 이 담겼을 것으로 보여 북한 반응이 주목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 위원장 간의 회담 후 금방이라도 이뤄질 것 같던 후속 협의 돌입이 예상보다 지연된 만큼 조속히 구체 적 성과를 내야 한다.

성 김 대사가 이끄는 미측 실무협상팀은 이날도 판문점을 찾았고. 김 대사는 북측에 은닉 핵 프로그램 신고 등의 초기 조치를 강력히 요구했다고 한다.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을 진두지휘 중인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6일께 방북할 예정인 가운데 성 김 주필리핀 대사가 다시 북한과 판문점 실무 협상에 나섰다. 6·12 북·미 정상회담 이후 첫 후속 회담을 앞두고 비핵화 관련 본격적인 의제 협상을 위해서다. 1일 복수의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김 대사는 앞서 6·12 정상회담 직전에도 서울 시내 호텔에 머물면서 판문점을 오가며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과 협상을 계속했다. 장소를 옮겨 싱가포르에서도 정상회담 전날 밤까지 마라톤 협상을 이어갔다. 이번에도 비핵화 관련 의제를 조율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한다. 이처럼 북·미 정상회담 뒤 곧바로 임지인 필리핀으로 복귀했던 김 대사가 다시 등장한 것은 향후 국무부에서 대북 협상을 주도할 중요 직책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라고 외교가에서는 관측하고 있다.

하지만 폼페이오 장관의 평양행이 순탄치는 않을 전망이다. 그의 목표는 북한이 약속했던 조치 이행을 못 박는 것이다. 6·12 공동성명에서 약속한 미군 전쟁포로 및 전쟁 실종자 유해 송환과 관련, 미측은 나무로 된 운구함을 전달했지만 북측은 이후 절차나 계획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고 한다. 단, 폼페이오 장관 귀국 길에 유해 송환도 함께 이뤄지도록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선물’ 을 준비할 가능성이 있다. 북한이 약속했던 미사일 엔진 시험장 폐기와 관련해서도 폼페이오 장관은 구체적인 폐기 일시와 방법 등에 대한 북측의 확답을 요구할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런 조치들이 비핵화와 직결된 것은 아니다. 오히려 폼페이오 장관이 평양에서 구체적 비핵화 로드맵이나 시간표에 대한 약속을 받아내기는 힘들지 않겠냐는 우려가 이어진다. 폼페이오 장관이 로드맵까지는 아니더라도 북한의 은닉 핵 프로그램 신고 및 검증과 관련한 초기 조치 합의를 받아온다면 그래도 비핵화가 성공적으로 진행될 여지가 있다. 하지만 이를 잘게 나눠 이 행하는 살라미식을 받아온다면 앞으로 협상은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고 본다.

한편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에 나서는 대신 핵탄두 및 관련 장비·시설 은폐를 추구하고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어 우려 서럽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 국방정보국(DIA)은 최근 북한이 미국을 속이고 핵탄두와 미사일, 핵 개발 관련 시설의 개수를 줄이려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지금까지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강선(Kangson)’에 영변의 2배 규모의 농축 능력을 가진 비밀 우라늄 농축시설이 있다고 미 정보당국이 보고 있다는 내용도 전해졌다. 북한이 최근 몇 달 간 여러 곳의 비밀 장소에서 농축 우라늄 생산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미 정보기관들이 보고 있다는 또 다른 보도도 나왔고, 함흥에 있는 핵심 미사일 제조공장을 확장한 정황이 포착됐다는 보도도 전해졌다. 사실이라면 북한의 비핵화 진정성을 의심하게 하는 행동이자 북한을 초토화 시켜버리는 북폭의 명분을 주는 큰 후폭풍을 불러올 수 있는 사안이다.

북미 후속협상 돌입을 전후해 나오는 미국 발 잇단 보도가 북한을 협상 국면에서 압박하기 위한 트럼프 정부에 의한 의도된 언론유출 일 수 있고, 아직 내용의 진위도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만에 하나 북한이 핵탄두나 핵시설의 수를 속여 보고하고 그중 일부를 폐기하는 ‘쇼’를 하기로 마음먹는다면 예삿일이 아니다. 지금까지의 모든 사태 진전이 물거품이 되는 것은 물론 한반도 상황을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악화할 가능성이 있는 잘못된 선택이 될 수 있다. 북한이 오판해서는 절대 안 된다. 국제사회도 일치된 목소리를 전달해야 한다.

북한은 북미정상회담 뒤 공동성명에서 ‘완전한 비핵화’를 향한 노력을 약속했다. 김정은은 “세상은 아마 중대한 변화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 그 약속을 조속히 이행하면 된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미국이 ‘대량살상무기(WMD) 및 탄도미사일 1년 내 해체’ 방안을 마련했으며 폼페이오 장관이 조만간 북측과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볼턴의 언급에 얼마 나 무게를 둬야할지 판단하기 어렵지만, 신속한 비핵화와 전면적인 북미관계 개선 및 한반도 평화 정착은 북한의 더 밝은 미래를 앞당기는 방법이다. 북미 비핵화 후속협상에서 다뤄야 할 의제는 핵시설의 신고, 검증, 불능화, 폐기 등 한둘이 아니고, 내용도 복잡하기 짝이 없다. 우선 북한 핵시 설의 전면신고와 검증 원칙에 대한 합의부터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 그럼으로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즉시 실천해야 김정은이 살수 있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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